상품성과 기술적 한계로 대기업조차 꺼리던 초대형 프로젝션시스템 분야에 뛰어든 지 3년여만에 제품 양산에 성공했기 때문. TV와 같은 리얼 프로젝션 방식(뒤쪽에서 투사하는 방식)이라 스크린뿐만 아니라 일반 TV로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시장전망이 대단히 밝다고 박사장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미 중국과 싱가포르시장에 1백만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초대형 프로젝션 시스템 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래비가 개발에 성공한 초대형 프로젝션 시스템은 1백∼3백인치 규모로 60∼70인치에 불과한 기존의 프로젝션TV의 벽을 뛰어넘은 제품. 1백인치의 경우 기존 방식으로는 앞뒤 폭(두께)이 최소한 4.5m는 돼야 했으나 그래비는 특수 코팅가공기술 덕분에 이를 1.5m로 크게 줄였다는 것.
줄인 것인 두께만이 아니다. 비용도 30∼40%선으로 크게 낮췄다.
큰 평수의 고급 아파트에 기본설비로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다. 교회 기업체 관공서 호텔 예식장 병원 학원 백화점 골프장 유흥업소 등에서도 문의가 많다. 올초에는 청와대에 1백60인치 시스템을 임대해 회의에 활용하기도 했으며 북한의 금강산 휴게시설에도 곧 설치할 예정이다.
박사장이 초대형 프로젝션 시스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 96년 10월. 당시 유치원에 멀티미디어 설비를 공급하던 박사장에게 한 유치원 원장이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
“프런트 방식의 프로젝션 시스템은 불을 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지도하기가 곤란합니다. 불을 켜 놓고도 볼 수 있는 대형 프로젝션 시스템은 없나요.”
박사장은 이후 유리코팅업체 사장 등 3,4명과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1천여회나 샘플 주문을 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루에도 몇번씩 새로 주문하기도 했다. 그동안 벌어놓은 10억여원을 몽땅 연구개발비로 쏟아부었고 수시로 관련학과 교수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일본의 소니는 ‘워크맨’이라는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래이어 개발로 일약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소니가 될 것입니다.” 02―562―7517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