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품과 이미용품 판매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황현숙(黃賢淑·29)PD는 지난해 LG홈쇼핑의 베스트PD로 선정된 베테랑. 하지만 PD박스 안에 들어서면 언제나 피가 마른다.
방송시작을 알리는 사인. 카메라가 이리저리 상품을 비추고 쇼핑호스트의 감칠맛나는 설명이 이어지는 순간 황PD의 시선은 매출액을 표시하는 별도화면과 촬영현장을 교차한다.
LG홈쇼핑 최영재(崔永載)사장은 “방송 중에는 사장이 옆에 와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일에 집중한다”고 칭찬한다.
매출액이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볼 때 느끼는 쾌감은 정말 짜릿하다. 최근 1년 동안 황PD가 맡은 프로그램에서 주문받은 매출액은 무려 3백20여억원. 회사가 정한 목표의 140%를 달성하는 탁월한 능력을 과시했다.
황PD가 내놓은 아이디어 하나.
얼마전 갈비세트를 팔 때 아예 스튜디오 안에 갈비집을 차려놓았다. 20여명이 앉아 숯불갈비를 즐기는 장면을 연출한 것. 숯불연기 때문에 건물 방재실에서 달려오는 소동을 빚긴 했어도 시간당 매출은 4천만원에서 6천만원대로 급증했다.
그는 “95년 입사 초기에는 화면의 미적 요소에 관심을 뒀으나 이제는 상품의 본질에 더욱 신경쓴다”고 말했다.
커피메이커나 잠옷 등을 팔 때는 무드있는 화면이 중요하다. 그러나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본 소비자는 분위기로 승부하는 화면에 속지 않는다.
아직 미혼. 매주 5,6일 출근하면서 하루 12∼16시간씩 상품연구와 제작에 전념한다.
정착단계인 국내 홈쇼핑업계에 전문가로 남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