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사는 스무살에 경찰관이었던 김용일(金容日·87년 작고)씨를 만나 결혼하고 큰아들 재곤(在坤·59·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씨부터 막내 요완(要完·36·한일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씨까지 모두 5남4녀를 낳았다. 이 중 7명이 서울대 법대 상대 공대 의대 가정대 사범대 등을 졸업, 현재 판사 의사 영양사 교사 재미사업가 등으로 일하고 있다.
이여사는 아이들의 숱한 병치레, 6·25전쟁 때의 피란살이, 남편의 실직, 광주민주화 운동 등 숱한 삶의 고비를 책속에 담았다. 특히 81년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여덟째 태훈(泰勳)이 민주화를 외치며 교내 도서관에서 투신해 사랑하는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이여사는 “특별한 태교나 육아법은 없고 사람 사는 당연한 도리를 가르쳤을 뿐”이라고 말한다. 고흥보통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 자녀들과 대화할 땐 항상 ‘…검토해봐라’ ‘…연구해봐라’며 결정은 스스로 하게 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