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팔-다리없는 선천기형 극복 이구원군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49분


이구원(李救援·9)군.

이군은 사지가 모두 없는 상태로 태어난 선천성 장애아지만 항상 밝은 얼굴과 부단한 자기개발로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용기를 주는 ‘구원자’다.

그는 89년 ‘성(聖) 황석두 루가전교수도회(지도신부 김동일·金東一)’가 운영하는 충북 청원군 오창면 성산리 ‘구원의 집’에 들어온 이후 현재까지 이 곳에 살고 있다.

이군의 아버지가 X레이기기 제조공장에 다니다 산업재해를 당한 상태에서 팔과 다리가 없는 그를 낳자 김신부가 데려다 기르고 있는 것.

이군은 사시사철 반팔상의와 반바지만 입고 산다.

팔다리가 없는데다 각종 운동과 놀이 공부 등을 위해 항상 활동해 다른 아이들보다 땀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가르치는 청주의 혜화학교 오창민선생님과 학과공부가 끝나면 운동을 즐긴다.

실제보다 크기가 작고 바람을 약간 뺀 럭비공을 입으로 물어 던지기도 하고 몸을 재빨리 굴려 공을 몰기도 한다.

요즘은 컴퓨터에 빠져 자판을 두드리는 시간이 일과시간 중 기도시간 다음으로 많다.

최근 나온 게임인 ‘품바’는 이미 수준급.

그는 특수제작된 ‘소독저’를 입에 물고 아이콘을 더듬어 가는 방법으로 E메일도 즐긴다. 물론 타자속도도 늦고 맞춤법도 가끔 틀린다.

이군은 19일 “앞으로 열심 공부해 신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현재 그를 돌보고 있는 김누시아선교사는 “미혼모들이 구원이를 보고 용기를 되찾곤 해 기특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청원〓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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