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김일성大 출신 서울大生 『남북 대학비교 재미』

  • 입력 1999년 5월 4일 07시 47분


완벽한 억양에 또렷한 한국어, 동료 학생들과 어울리는 스스럼 없는 모습…. 주변 사람들은 서울대 국어교육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성선월(成善月·28·여)씨가 중국 국적의 조선족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 깜짝 놀란다. 우리 대학생들과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성씨는 93년 중국 옌볜(延邊)대 조선어문과를 수석졸업한 뒤 1년간 국비로 평양의 김일성대 조선어문과정에서 국어와 국사 등을 공부한 독특한 학력의 소유자. 그는 지난해 서울대에 입학해 국어교수법 등을 배우고 있다.

성씨는 “남북의 최고 대학을 모두 다니게 되고 또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비친 남과 북의 대학은 어떨까.

“김일성대는 시청각 설비가 부족하지만 선생님들의 이론적 수준이 높고 열의도 대단해요.”

“서울대는 TV 인터넷 등 최신 교육설비를 갖췄고 선생님들의 이론적 수준도 상당해요. 그러나 학생들이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어서 마음을 터놓는 게 제일 어려워요.”

조선족 유학생에게는 1년짜리 단기 비자만 발급돼 매년 연장신청을 해야 하는 게 가장 큰 불만이라는 성씨. 현재 중국 지린(吉林)성 민족교육부 소속 공무원 신분인 그는 내년에 귀국하면 조선어교육 체계화 작업을 맡게 된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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