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무는 18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초청강연에서 “지금 정치권에는 개혁의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과거 떳떳하지 못한 돈으로 정치를 해왔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은 뒤 하루아침에 개혁의 주역이자 전도사가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현 정권은 입으로는 정치개혁을 외치지만 정치개혁의 본질인 정당개혁, 고비용 정치구조 청산, 정경유착 근절 등은 외면한 채 선거구제 변경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치개혁안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혼선이야말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그는 이어 “여권은 정치개혁을 빙자해 16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제도들을 어떻게 해서든 밀어붙이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여권의 당리당략적 선거구제 개편 기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야출신이지만 유일 야당의 원내총무가 된 뒤 온건노선을 유지해오던 이총무는 이날 정치개혁협상에 관한 한 강경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