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정치에 입문한 31세의 이만섭(李萬燮·현 국민회의 상임고문)의원에게 비친 당시 나용균국회부의장의 모습은 한마디로 ‘멋쟁이’였다.
―나용균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았는데….
“백봉선생은 생전에 위엄있는 풍모와 의로운 행동, 그리고 넓은 마음 씀씀이를 가진 정치지도자로 후배 정치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요즘 정치풍토를 생각하면 더욱 그 분의 ‘신사정치’, 세상을 흑백논리로 보지 않고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던 선생의 ‘여유’를 되돌아보게 된다.”
―‘백봉 신사상’을 제정했는데….
“백봉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백봉선생은 야당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나 극한투쟁을 막기 위해 애쓰셨던 분이다. 4·19 직후 윤보선(尹潽善)씨와 김도연(金度演)씨가 총리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었을 때도 백봉선생은 유진산(柳珍山)씨와 함께 조용히 막후조정을 했다.”
―‘신사’로 꼽을 만한 현존 정치인이 있는지….
“(웃으면서) 글쎄….”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