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김태정법무 전격경질-후임 김정길씨 임명

  • 입력 1999년 6월 8일 17시 3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일 검찰이 한국조폐공사의 파업을 유도했다는 진형구(秦炯九)전 대검공안부장의 발언과 관련,지휘책임을 물어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을 전격경질,후임에 김정길(金正吉)전 광주고검장을 임명했다.

김대통령은 또 진 전부장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직권면직처분했으며 대전고검장 내정도 취소했다고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이 발표했다.

김대통령은 김정길 신임 법무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법집행으로 국민의 검찰상을 확립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법을 믿고 따르고,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중권실장은 진형구 전부장의 발언과 관련,“진상조사 결과 진 전부장이 공안부장직을 이임하면서 취기에 편승,일부 언론에 공안부장 재직시의 공적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진의와는 다른 실언을 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김실장은 “검찰은 조폐공사 파업을 법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했으며,파업을 유도한 사실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조폐공사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8월 기획예산위원회에서 세운 계획에 따라 집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실장은 또 “김태정 전장관이 검찰총장 시절 진 전부장으로부터 파업유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그러나 김 전장관은 진 전부장에 대한 지휘감독책임을 물어 해임을 결정했다”며 “법무장관은 휘하에 검찰을 두고 있어 책임질 일이 있으며 책임을 져야 하며 ‘고급옷 로비의혹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옷사건’으로 퇴진압력을 받아온 김 전장관은 취임 15일만에 물러나게 돼 현 정부의 최단명 장관이 됐다.

김실장은 이와 함께 향후 공직기강확립대책과 관련,“공직기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법질서확립에 앞장서야 할 검찰이 그런 물의를 일으킨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 강도높은 공직기강확립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최영묵기자>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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