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위금도 장학금 기탁 「청빈교수」故 임택기교수

  • 입력 1999년 6월 9일 19시 30분


사후(死後)까지 이어진 애틋한 제자사랑. 14년전 정년퇴직한 노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조위금(弔慰金)전액을 자신이 몸담았던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탁하도록 유언한 사실이 밝혀져 감동을 주고 있다.

고(故)임택기(林澤琦) 전 인하대교수의 미망인 박승숙(朴承淑·62)씨는 9일 인하대를 방문해 노건일(盧健一)총장에게 불우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000만원을 기탁했다.

박씨는 “남편이 지난달 28일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뜨면서 조위금을 모두 인하대에 장학금으로 기탁해 달라는 유언을 남겨 그 뜻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 전교수는 대건중, 인천고 교사를 거쳐 54년 인하대 수학과 교수로 임용돼 32년간 재직했다. 그는 인하대 재직중 줄곧 가방 대신 보자기에 책을 싸가지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또 집안 서재를 신문지로 도배하는 등 몸소 근검절약을 실천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박씨는 “자녀 6명(2남4녀)이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기 위해 매년 인하대에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는 ‘임택기교수 장학금’을 설립해 기금을 조성한 뒤 추후 유족과 협의해 불우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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