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前대통령 『김덕룡의원 너마저…』심기 불편

  • 입력 1999년 6월 21일 19시 32분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최근 착잡한 심경을 측근들에게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전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한 직접적인 이유는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가 16일 상도동을 방문, “김전대통령의 발언내용이 격해 진의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진중한 처신을 간곡히 진언했다는 보도가 발단이 됐다는 것.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21일 “김전대통령이 김부총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도 언론에 진언사실을 밝혀 마치 자신이 잘못을 인정하고 건의내용을 수용한 것처럼 비춰져 더욱 착잡한 심경”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전대통령이 김부총재를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 같다”며 “주변에서 떠도는 얘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김전대통령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부총재측은 “YS에게 그런 건의를 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전대통령은 23일 김수한(金守漢)전국회의장을 비롯, 한나라당의 김명윤(金命潤)고문 서청원(徐淸源) 강삼재(姜三載)의원 등을 상도동 자택으로 불러 ‘만찬정치’를 재개한다.

한편 김전대통령은 페인트 봉변의 후유증으로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떨어졌다며 21일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뚜렷한 이상은 없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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