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잘하는 학생들이 전과자가 되는 불행한 일을 막고 싶었습니다.”
이씨가 해커수사 등 컴퓨터범죄를 다루기 시작한 건 94년부터. 추적이 쉽지 않는 해커들과 ‘숨바꼭질’을 벌여 체포한 범인중 상당수는 학생들이었다. 자신의 기술력을 시험해보고 싶지만 마땅히 들어갈 공간이 없어 상용망에 침투하다 꼬리가 잡히곤 했던 것.
이씨는 해커들을 위한 가상공간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때마침 보안업체 ‘시큐어소프트’와 ‘해커자유지대’(www.hackerslab.org)를 창설키로 합의해 컴퓨터범죄수사대에서 시큐어소프트사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해커 5000명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공격 및 방어기술을 갖춘 전문인력을 배출해 기업체나 공공기관에 채용시키면 국내 전산망의 방어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입니다.”
이씨는 해커자유지대를 해커들의 놀이터로 육성할 생각이다. 해킹과 관련한 국내외 법률을 가르치는 한편 초급 중급 등의 해커과정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겠다는 것. 실력이 뛰어난 ‘고수’에게는 보안업체들이 개발한 신제품의 테스트를 맡겨 허점을 발견하면 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씨는 영문 홈페이지 작업도 진행중이다. 해외 해커들에게도 흥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그의 홈페이지 주소는 ‘형사 가제트’(www.nuri.net/~gadzet). 02―564―4011(교환 160)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