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릴 다으 주한터키대사(61)는 사상최대의 지진피해로 낙담해 있는 터키인들을 돕기 위한 한국민들의 성원에 놀라움과 함께 커다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다으대사는 23일까지 성금을 접수한 한국인이 10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직접 한장의 전보를 보여줬다. 대구에 사는 김한익씨가 8만원의 성금과 함께 보낸 이 전보에는 “여러 사람들의 정성으로 작은 돈을 보내니 받아주십시오”라는 글과 함께 부상자들의 쾌유와 조속한 복구를 기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으대사는 “한국과 터키 정부 간의 공식적인 교류보다 이같은 양국 국민간의 우정이 더욱 소중하다”면서 “우리의 6·25 참전이 진정 훌륭한 투자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터키는 6·25전쟁 당시 1만4936명의 참전용사를 보내 이중 895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했으며 2147명이 부상했다.
다으대사는 “이번 지진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만2000여명이지만 매몰된 사람들이 아직도 4만5000여명이나 남아 있어 사상최대의 비극이 될 것 같다”고 터키의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에 부임한지 만 3년째를 맞는 다으대사는 그러나 “이번 사태로 한국민의 진정 뜨거운 가슴을 확인할 수 있어 더없이 보람차다”며 “터키 국민을 대신해 한국 국민들의 깊은 관심과 애정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