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돕기]작은 정성 모여 「큰강」이뤘다

  • 입력 1999년 8월 27일 19시 10분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물을 이루듯이 작은 정성이 합쳐져 커다란 인류애가 됩니다.’

동아일보와 ‘터키의 아픔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함께 추진중인 터키돕기운동에 ‘작은 물방울’ 같은 소액성금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성금은 대부분 1만원 이하. 물론 서민이나 어린이들이 보낸 ‘푼돈’이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사랑은 거액의 성금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본사에 성금을 보내온 시민은 26, 27일 이틀간 450여명. 이중 1만원 이하의 ‘물방울 성금자’는 120여명으로 전체의 27%에 이르며 2만원 이하를 합칠 경우 40%가 된다. ‘물방울 성금자’ 중에는 특히 내일의 지구촌을 이끌어 나갈 어린 새싹이 많다.

서울 도봉구 초당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종범(9·3학년) 종찬(8·2학년)형제도 물방울 성금자 중의 하나. 이들은 엄마에게 1만원을 받아 5000원씩 성금을 냈다.

“지진 때문에 사람이 많이 죽었어요. 한국사람 외국사람 구분없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모두가 도와줘야 돼요.” 종범이는 어른스럽게 말했다.

이강온양(15·광장중학교 3학년) 강조군(11·광장초등학교 5학년)남매도 1만원씩 성금을 냈다. 일주일에 용돈 1000원씩을 아껴 모아온 돈이었다.

‘터키돕기 시민들이 앞장서자’는 제목의 시론을 본보(27일자 A6면)에 게재한 이희수한양대교수의 자제인 이들 남매는 모두 터키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터키 사랑’도 남다르다. “이번 지진으로 불쌍한 아이들이 너무 많이 생겼어요. 모두들 굶주리고 있을텐데….”

강조군은 “지금은 지구촌시대”라며 “우리나라와 사이가 안 좋은 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도와야 옳은데 터키는 6·25 때 우리를 많이 도와준 우방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형곤씨(37·서울 송파구 방이동)는 “많은 사람들이 터키돕기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감동받아 성금을 냈다”며 “많은 돈도 아닌데 오히려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민 모두가 자신의 처지에 맞춰 1000원이든 2000원이든 성의를 다해 돕는다면 한국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홀로 살고 있는 60대의 차모씨도 터키를 위해 써달라며 용돈에서 쪼갠 5000원을 맡겨왔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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