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訪北 박성희씨, 베를린 망명생활 3000일 책으로 담아

  • 입력 1999년 9월 3일 19시 04분


“실제 북한을 방문했고 8년간 제삼국에서 통일운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91년8월 경희대 재학중 전대협대표로 방북한 뒤 8년동안 베를린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박성희(朴聖熙·29)씨가 그동안의 생활과 심경을 담은 수기 ‘베를린, 그리고 3천일만의 귀향(도서출판 한울)’을 펴냈다.

박씨는 지난해 8월 고국땅을 밟은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통일의 장애물’로, 한총련을 ‘해체되어야 할 친북 일변도 조직’으로 규정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는 여전히 단호하다. “파장이 이외로 커서 놀라긴 했지만 아직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박씨는 베를린에 머물 때 틈틈이 글을 썼다. ‘통일운동꾼’들에게 도움을 주고 2000년을 맞기 전에 그동안의 통일운동에 대한 평가와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박씨는 “북한을 직접 보고 망명생활을 하면서 단순히 ‘우리는 만나야 한다’는 식의 당위적이고 감정적인 통일운동은 안된다고 느꼈다”며 수기집필 이유를 설명했다.

“이 책을 우선 북한사람들이 읽고 그 다음에는 ‘레드콤플렉스’를 갖고 있거나 우리를 ‘변절자’라고 부르는 통일운동꾼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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