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정석원교수 『한자병기는 뜻 불분명할때만』

  • 입력 1999년 9월 3일 19시 04분


“한자는 우리 문화를 담는 그릇입니다. 한자를 알면 문화가 보이죠. 상당수 우리 말이 한자에서 유래한 만큼 어문생활에도 유용합니다. 무엇보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인접한 중국이나 일본, 전 세계의 화교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한자공부는 필요합니다.”

한양대 중문과 정석원(鄭錫元·45)교수가 ‘왜 한자를 배워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는 답변이다. 그는 7월초부터 동아일보에 ‘文化(문화)로 배우는 漢字(한자)’를 매주 월 수 금 3차례 연재하고 있다.

그는 “한자를 모르는 신세대 중 말이나 글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대입 논술시험에서 ‘명퇴’를 ‘명태’로 쓴 학생도 있고 한자단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논술 내용이 조잡하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 태생으로 5세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한자를 배웠다. 연세대 중문과를 거쳐 대만 국립사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87년부터 한양대에 재직하며 강연과 저술활동을 통해 한자보급 운동을 벌이고 있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필수한자만 익히되 뜻이 불분명할 때만 제한적으로 한자를 병기하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고미석기자〉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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