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의 구성은 첫 음반과 비슷하다. 머릿곡 ‘슬픈 영혼식’(이경섭 작곡 강은경 작사)은 데뷔곡 ‘투 헤븐’보다 더 애절하다.
죽은 애인과 결혼식을 올린다는 슬픈 가사와 쉬운 선율이 특징. 또 1집의 히트곡이었던 댄스곡 ‘후회’의 재미를 의식한 듯, 이에 못지 않게 빠른 노래 ‘상처’도 담았다.
그러면 조성모 돌풍의 정체는 뭘까? 그는 뮤직 비디오를 통해 ‘듣는 음악’인 발라드를 댄스 가수들이 독점했던 ‘보는 음악’으로 바꿔 놓았다. 1집도 뮤직 비디오가 방송을 타자마자 불붙기 시작했고, 2집의 홍보도 뮤직 비디오 방영으로 출발했다. 짧은 홍콩 액션영화를 방불케 하는 이 뮤직 비디오에는 신현준 최지우 등 톱스타들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조성모도 단역으로 나온다. 빠른 장면 전환과 영상이 그의 애절한 노래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성모는 또 호화 군단의 스타 메이킹 전략을 잘 활용했다. 뮤직 비디오와 음반에 초호화 스태프가 대거 가세하고 있는 것. 인기 드라마 작가인 김영찬이 뮤직 비디오의 스토리를 맡았고, 음반 제작에는 국내 정상급인 이경섭(작곡) 이승호 강은경(작사) 등이 참여했다. 이들을 총지휘한 매니저 김광수는 김완선 김민우 등의 스타를 만들어온 히트 메이커.
조성모의 개인적 매력은 없는 걸까? 팬인 김경희씨(22·H대 3년)는 “평범한 얼굴이어서 거리감이 없고 노래할 때 감정 표현을 잘 한다”고 분석한다. MBC 김정수PD는 “카리스마는 부족하지만 여성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일면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성모의 음색이나 가창력은 아직 밀리언 셀러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덜 다듬어져 있다는 평. 조관우나 신승훈처럼 자기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조성모는 이에 대해 “2집에서 내 색깔을 어느 정도 찾았지만 아직 배울 게 많다”고 말한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