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재웅이사 고속디지털모뎀 핵심칩 개발

  • 입력 1999년 9월 17일 18시 46분


삼성전자 네트워크팀을 이끌고 있는 정재웅(鄭在雄·45·공학박사)이사.

지난해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소니 와이어리스사의 개발담당 책임자로 근무하다 삼성전자로 전격 스카우트된 그는 경영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인터넷의 보편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ADSL서비스(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초고속인터넷접속서비스의 일종)용 고속디지털모뎀에 들어가는 핵심칩을 개발해낸 것. ADSL칩은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구미 5,6개 업체에서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비메모리 반도체로 일본 기업조차 개발하지 못했다.

“현재 국내 ADSL회선수는 5만6000여개에 이릅니다. 불과 석달 만에 100%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으나 모뎀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ADSL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내년초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정이사를 포함한 55명의 특별연구팀이 ADSL칩 개발에 착수한 건 지난해 9월초. 지난 10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화접속모뎀용 칩조차 국산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보다 한단계 앞선 고속디지털모뎀용 ADSL칩을 개발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괜히 돈만 날리는 것 아니냐’는 회사 내 일부의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구조가 복잡한 통신칩은 문제점을 발견해 한번 바로잡는 데 3∼6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이사는 하드웨어상에서 칩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면서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에뮬레이션 시스템에 착안했다. 개발에 성공한 정이사의 목표는 이제 ADSL종주국인 미국에 이 칩을 수출하는 것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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