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회 동아음악콩쿠르 수상자]음악한국을 빛낼 사람들

  • 입력 1999년 10월 4일 18시 38분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포항제철이 협찬한 제39회 동아음악콩쿠르 본선이 사흘간의 열띤 경연을 끝마치고 1일 폐막돼 8개부문 22명의 입상자를 가려냈다. 이중 성악 피아노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등 5개부문 1위 입상자는 서울아카데미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기회를 갖게 된다. 각부문 입상자의 명단과 1위 입상자 프로필을 소개하고 심사위원들의 채점표를 공개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채점기준

1. 25점을 만점으로 채점함.

2. 제자가 출연하는 심사위원은 기권함.

3. 각 출연자에 대한 최고점수와 최저점수는 제외하고집계함.(표한 숫자가 최고점 또는 최저점임)

4. 국악작곡부는 4명만 심사에 참여했으므로 최고점 최저점을 제외하지 않고 집계함.

▼양악작곡 한경진

“시간과 공간의 흐름속에 존재하는 창조주의 치밀함을 작품으로 드러내보이려 노력했습니다.”

피아노곡 ‘메리맥 강’으로 서양음악 작곡부문 1위를 수상한 한경진씨(26·서울대 4년)는 “지극히 작은 입자들의 부딪침과, 그것들이 모여 거대한 흐름을 이루는 모습을 꼼꼼하게 묘사하려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다른 음악활동과 달리 완전히 시공을 초월하는 작업이라는 점이 좋아 작곡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설명. 작품을 완전하게 소화해준 피아니스트 박종화씨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성악 정호윤

성악부문 1위를 수상한 정호윤씨(서울대 4년)는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중 ‘정결한 집’을 노래해 영예를 안았다. 그는 프랑스 오페라에 어울리는 리리코 레지에로(서정적이고 밝은)테너. 예술의전당이 공연하는 오페라페스티벌 푸치니 ‘나비부인’에서 야마도리 역으로 출연중이다.

“출연진중 막내인 탓에 오페라 연습을 빠질 수 없었죠. 일정을 소화하느라 조금 힘들었어요.”

지도교수(박인수)의 연주회를 좇아다니면서 관객이 없을 때 무대에서 소리를 내보는 등 ‘실전연습’을 한 경험이 콩쿠르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피아노 김성훈

“연주를 할 때 떨리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죠. 그렇지만 저는 그 긴장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콩쿠르 참가도 언제나 즐거워요.”

피아노부문 1위 김성훈씨(한국예술종합학교 4년)는 96년 1회 동아국제음악콩쿠르, 97년 일본 하마마츠 콩쿠르, 98년 부조니 국제콩쿠르등 굵직굵직한 콩쿠르에 연속 도전해온 ‘국제파’. 35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재도전,영예를 안았다. 1차예선때는 팔에 통증이 와서 마음고생도 겪었다. 듬직한 체구에서 우러나오는 파워와 섬세함을 고루 갖췄다는 평. 본선에서는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했다.

▼플루트 나재령

플루트부문 1위를 차지한 나재령씨(23·서울대 4년)는 “추석연휴가 낀 한달동안의 콩쿠르 기간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며 ‘마라톤 골인지점에 들어온 기분’이라고 홀가분해 했다. 37, 38회에 이어 3년째 동아음악콩쿠르에 도전, 두해 연속 3위에 오른 끝에 1등상을 거머쥐었다. 본선에서는 모차르트의 협주곡 1번을 연주. 좋아하는 플루티스트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 파후드. 지나치게 화려한 소리를 뽐내지 않으면서도 플루트의 음색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마음껏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꿈.

▼클라리넷 임명진

클라리넷부문 1위를 차지한 임명진씨(25·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는 콩쿠르 참가를 준비하던 7월말 갑작스런 손가락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할 뻔 했다.

“콩쿠르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체력과 생활의 자기절제가 필수적이라는 교훈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동아음악콩쿠르에는 이번이 네번째 도전이지만 입상은 처음. 초등학교때부터 리코더(서양 세로피리)연주에 심취해 있던 중 선생님과 가족의 권유로 클라리넷을 잡기 시작했다. 외국 연주자 중 칼 라이스터를 좋아하며 ‘청중들에게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꿈.

▼바순 최영진

“본선곡인 졸리베의 협주곡은 기교적으로 매우 힘들죠. 모두 기교에만 힘을 쏟고 있을 때 느린 악장의 여유로움을 충분히 표현하면 잘 될 것 같았어요. 결과적으로 성공했죠.”

바순부문 1위 최영진씨(24·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졸업)에게 이번 입상은 더욱 의미가 깊다. 올해초 부산시립교향악단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병역문제가 해결해야 입단할 수 있다’는 통보를 들었기 때문. 동아음악콩쿠르 1위 입상자에게 주어지는 병역면제 혜택으로 고민이 해결됐다. 35 37회 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를 차지해 격년으로 열리는 클라리넷 부문에서 최고점을 세번 연속 따낸 셈.

▼입상자명단

▽국악작곡 △2위 허선희(22·중앙대 2년) ▽서양음악작곡 △2위 이도훈(19·서울대 2년)△3위 고우(25·서울대 대학원) ▽성악 △2위 김동섭(25·서울대 대학원) 이현종(25·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4위 신혜정(21·한국예술종합학교 4년)△5위 공병우(25·서울대 대학원) ▽피아노 △2위 정재원(18·서울대 1년)△3위 임효선(18·서울예고 3년)△4위 최영미(20·서울대 2년) ▽플루트 △2위 신주연(21·서울대 3년)△3위 이화영(21·연세대 3년) ▽오보에 △2위 이미성(21·서울대 3년) ▽클라리넷 △3위 채재일(20·줄리어드음대 4년) 이민나(17·서울예고 3년) ▽바순 △2위 이준원(26·연세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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