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50代 서강대에 55억원상당 땅 기증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불우한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50대 중소기업가가 시가 55억원대의 땅을 서강대(총장 이한택·李漢澤)에 기증키로 했다.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인쇄용지 판매업체인 남양지업을 운영중인 이철우(李鐵雨·54)사장은 최근 서강대측에 경기 가평군 현리일대에소유 중인 시가 55억원상당의임야 5만여평을 기증하겠다는의사를 전달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30여년간 종이판매업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사장이 이같은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사장은 “6·25전쟁 직후 모든 것이 부족했을 때 어린 학생들을 위해 가마니와 벽돌로 손수 교실을 지어주는 등 헌신적이었던 학교 직원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커서 뭔가 뜻있는 일을 하리라 마음먹었다”며 “고교졸업 뒤 바로 사업을 시작, 한푼두푼 모은 돈으로 20년 전 임야를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뒤 이사장은 이 임야를 숲과 호수가 있는 대형농장으로 가꿔 왔으며 4년전 서강대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면서알게 된당시경영대학원장 이우용(李宇鏞)부총장을 한달 전 농장으로초청, 자신의 소망을 털어놓은 뒤 기증의사를 밝혔다.

이사장은 “아내와 함께 직접 나무를 심는 등 정성을 다해 친자식처럼 농장을 가꿨다”며 “가급적 환경친화적인 캠퍼스가 들어서 학생들이 쾌적한 경관 속에서 학업에 열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총장실에서 기증식을 갖는 서강대측은 “기증받은 부지에 국제문화체험관 컴퓨터 교육관 등 21세기 교양교육을 전담할 1000여명 수용 규모의 캠퍼스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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