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숙씨 연극무대 복귀…장관퇴임 이후 첫 출연

  • 입력 1999년 10월 27일 18시 41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어머니’를 공연하면서 받은 격려금이 문제가 돼 6월 환경부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던 연극배우 손숙(55). 지난 여름 그는 ‘위기의 여자’였다. 30년 연극인생 중 한달도 채 안되는 짧은 ‘외도’가 남긴 상처는 너무나 아팠다. 한동안 여행했다. 그가 장관 퇴임 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선다.

손숙은 11월16일부터 산울림소극장(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공연되는 모노드라마 ‘그 여자’(극단 산울림)에 출연한다.

“무대는 배우에게 어머니 품 같은 곳이지요. 무대를 떠나지 않겠습니다.”

‘그 여자’는 40대 중년여성의 위기와 자아성찰을 담은 시몬느 드 보부아르 원작의 ‘위기의 여자’를 모노드라마로 각색한 작품. ‘위기의 여자’는 86년 초연 이후 박정자 이주실 윤여정 손숙이 번갈아 주연을 맡아 많은 주부관객을 끌어들인 ‘여성 연극’의 원조 격.

“시대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요. 전 작품에서는 주부가 남편의 외도에 대해 어쩌지 못하고 울며 매달렸다면, 이번에는 여성이 당당히 홀로서는 내용입니다. 21세기형 여성상이라고 할까요.”

의사인 남편과 두 딸의 어머니로서 22년간 한 가정의 중심 역할을 하던 40대 여성. 어느날 남편에게 애인이 생긴 사실을 알게 된다. 시련 속에서도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잃지 않던 그는 절망의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자신를 바로 보게 된다.

한편 손숙은 23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공연은 아니지만 퇴임 후 ‘첫무대’에 섰다. 이날 러시아 국립 타간카극단의 ‘아프간’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 러시아 문화부 장관 출신인 연출자를 관객에게 소개한 것. ‘아프간’은 한러 문화교류 차원에서 공연된 것으로 바로 손숙이 모스크바에서 ‘문제의 공연’을 한데 대해 러시아측이 ‘답례’로 한 공연이었다.

화목일 오후3시, 수금토 오후3시 7시. 1만2000∼2만원. 02―334―5915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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