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동 국립묘지터 잡은 역술인 지창용씨 별세

  • 입력 1999년 11월 10일 23시 13분


이승만(李承晩)전대통령과 이병철(李秉喆)전삼성그룹회장의 묏자리를 잡아준 것으로 유명한 역술인 지창용(池昌龍)씨가 10일 오후 3시50분경 건국대부속병원에서 후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한국역술인협회장인 지씨는 지난해 11월 후두암 진단을 받은 뒤 서울 원자력병원 등에서 1년간 투병생활을 해왔다. 장례식은 14일 오전8시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러지며 경기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부중앙청사와 동작동 국립묘지, 대전 국립묘지 자리 등도 잡아 준 것으로 알려진 지씨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부모의 묘지 터를 잡아준 손석우(孫錫佑·98년9월 작고)씨와 함께 국내 최고의 지관(地官)으로 불려왔다.

지씨가 74년 육영수(陸英修)여사의 동작동 국립묘지 내 묏자리를 잡을 당시 손석우씨와 묏자리 위치 논쟁을 벌인 끝에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것은 국내 풍수지리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지씨는 또 6공화국시절 3당합당을 할 때도 당시 한 야당 국회의원이 찾아와 “합당해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는 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실행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지씨는 특히 96년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30대 기업을 포함, 300여개 기업의 공장터는 모두 내가 선정해 줬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과 4남2녀가 있으며 큰아들 중현(中鉉·46)씨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풍수지리를 연구하고 있다. 02―3410―6916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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