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최근 “국내 발표작을 번역소개하는 대신, 2000년부터는 해외독자를 1차 독자로 삼아 작품을 쓰고 해외에서 먼저 발표하는 방안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외국인이 빠르고 정확하게 작품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번역과정의 윤문(潤文)이나 의역이 최소화되도록 영어를 의식해 문장을 쓰고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한국의 풍속 등이 등장할 경우 본문에 충분하게 설명함으로써 주석(註釋)을 달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적 특성을 배제한 국제적 소재를 소설화하는 방안과 우리의 고유한 소재를 형상화하는 방법이 있는데, 현재 전자(前者)의 방식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새 작업은 ‘번역과정의 왜곡이 작품의 세계화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그는 최근 미국의 번역출판 에이전시인 와일리사(社)를 통해 작품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번역작업 중이다.
수도사 출신으로 우리말에 능통한 아일랜드인 케빈 워록이 번역 중인 ‘우리들의…’는 2000년 9월 출간될 예정이다. 새로 창작에 들어가는 작품도 워록의 번역을 거쳐 와일리사가 판매하게 된다.
새 작품은 해외 발간에 맞춰 국내에도 발표될 계획. 우리 언어관습 상 어색한 부분이 생길 경우 국내 독자를 위한 별도의 윤문을 거칠 계획이라고 이씨는 말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