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박홍이교수 'Prophet' 곧 출간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4분


“하찮은 것이라도 한 번 더 주의깊게 생각해 뭔가 새로운 것을 깨닫는 것. 지혜에 대한 탐구방법은 물리학자나 만화가나 마찬가집니다.”

연세대 물리학과 박홍이 교수(55). ‘반도체 실험’ 관련 논문을 국제과학학술지 ‘SCI’에 210편이나 발표한 물리학자인 그는 엉뚱하게 만화가이기도 하다.

수업시간에도 약 5분간 학생들에게 자신이 그린 만화를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박교수는 2월부터 ‘물리학회’지에 ‘깽패’라는 만화를 연재해 왔다. ‘깽패’는 ‘깽판을 놓는 사람’, 즉 ‘선각자’를 뜻한다는 것이 박교수의 설명.

고교시절 수채 풍경화를 즐겨 그렸지만 특별히 만화수업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박교수가 틈틈히 그려온 네 컷짜리 만화는 지금까지 160편이 넘는다. 책을 읽거나 사색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만화와 짤막한 영어해설로 정리해 둔다. 곧 책을 엮어낼 이 영어만화의 제목도 ‘선각자’란 뜻의 ‘Prophet’이다.

“구미에는 지성인을 위한 만화가 많습니다. 뭔가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만화지요. 저도 그림은 서툴지만 학생들에게 사물을 보는 색다른 시각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박교수의 만화에는 성경 법구경 미국속담 한국속담 등 동서고금의 지혜가 그림으로 표현되기도 하고,검도(박교수는 4단)와 참선을 즐기는 괴짜 물리학자의 유머와 사색이 담기기도 한다.

“만화가는 많이 읽고, 많이 사색해야 하기 때문에 집, 학교, 주머니에 책을 한 권씩 두고 읽습니다. 동시에 세 권을 읽는 셈이지요.”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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