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러韓人 80여명 "반려자 기왕이면 동족서 찾습니다"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4분


“배우자를 찾습니다.”

재러한인(고려인) 처녀 총각 80여명이 5일 러시아 모스크바 미클루호―마클라야 거리에 있는 한식당 쿠일류크에서 배우자를 찾기 위해 ‘미팅’을 했다. 러시아고려인연합회가 주최한 행사 참석자의 대부분은 모스크바에서 모였으나 비행기로 4시간이나 걸리는 볼고그라드 등 지방에서 온 사람도 더러 있었다.

참석자들은 노래와 춤으로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러시아와 한국 가요뿐 아니라 ‘반갑습니다’ 등 북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정답게 마주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남녀도 보였다.

고려인연합회 여성회장인 안 발렌티나는 “고려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과는 달리 러시아에서는 한인들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한인 배우자를 만나기 힘들다”며 “한인들끼리 인연을 맺게 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30세가 넘은 노총각인 황 게르만은 “부모님이 한인 며느리를 원하는데 그동안 한인 여성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에 참석한 몇몇 커플은 전화번호를 교환하면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정기적으로 행사를 계속하고 남북한에서도 참석자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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