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자 곧바로 청와대에서 박총리에게 임명장을 준 뒤 개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박총리 임명동의안은 출석의원 279명 중 찬성 174, 반대 100, 기권 3, 무효 2표로 가결됐다. 총리 임명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이에 따라 박총리는 이날 오후 6시 총리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김종필(金鍾泌) 총리의 뒤를 이어 제32대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이날 총리임명동의안 표결에는 한나라당 119명, 국민회의 96명, 자민련 52명, 무소속 12명의 의원들이 각각 참여했다.
따라서 부결방침을 당론으로 정한 한나라당에서 최대 19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한나라당은 이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표결 불참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인 시각을 감안해 표결에는 참여하되 박총리가 지명되기 전까지 공동여당의 총재였다는 점에서 선거관리내각의 수장이 되기에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한편 박총리는 이날 정부 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4월 16대 총선을 엄정하게 관리하겠다”며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는 20세기에서 이월된 국민적 여망이며 21세기 민주주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총리는 또 “미진한 재벌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금융 기업 공공부분 노사관계 등 4대 개혁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며 “IMF사태의 후유증인 부익부 빈익빈 구조를 치유하기 위해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영묵기자> 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