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팀 보고서 유출사건으로 구속됐다 6일 보석으로 풀려난 김태정(金泰政)전법무장관의 ‘첫 외출’. 김전장관은 21일 오전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자안심) 운동’ 재단 이사장인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을 방문했다. 이날 만남은 김전장관이 검찰총장 재임 때 ‘자안심’운동협의회를 만들어 김추기경에게 재단이사장직을 부탁했던 것이 인연이 돼 이뤄졌다. 김전장관은 현재도 ‘자안심’의 회원.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김추기경 집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가볍게 포옹을 한 뒤 환담했다. 김추기경이 먼저 “겨울철이라 고생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전장관은 “죄송합니다. 하나님께서 (구치소에) 보내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며 대답한 뒤 “3일 이상 어디를 가려면 법원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전장관은 또 “‘자안심’ 운동에 도움을 못 줘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자안심’운동을 위해 강연회와 거리캠페인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전장관은 “추기경님과 함께 공익광고 캠페인에 나가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
김전장관이 낸 성금(1000만원, 금액을 밝히지 말 것을 기자단에 요청했음)을 보고 김추기경이 “수입도 없을텐테…”라고 말하자 김전장관은 “퇴직금에서 성의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전총장은 김추기경의 저서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너희와 모든 일을 위하여’ 등 2권을 받고 집무실을 나선 뒤 “박주선(朴柱宣)전법무비서관과 만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몇 번 건강 안부를 묻는 통화를 했다”고 짤막하게 답변하고 밝은 표정으로 승용차에 올랐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