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은행 부행장 자리에 오른 주택은행 김성철(金成喆·49)부행장은 “은행 경쟁력을 높이려면 직원들의 사기진작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8일 김부행장의 승진 취임소식이 행내에 알려지자 직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을 정도.
80년 5월 초대 노조위원장에 취임하자마자 당시 모든 여행원들로부터 받던 ‘결혼퇴직 각서’를 폐지한 것은 아직도 주택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
“경영진은 물론 노조원들조차 힘이 없는 노조를 무시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여행원 결혼각서를 폐지하자 그제서야 행원들이 노조를 인정하기 시작하더군요.”
86년 11월 금융노련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87년 6월항쟁때는 당국의 눈을 피해 각 은행 노조원을 이끌고 명동성당 시위대에 합류해 넥타이부대의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부행장은 89년 9월 본점 영업부 차장으로 10년 가까이 떠나 있던 업무에 복귀한 뒤 당산동 지점장, 고객만족실장, 문화홍보부장, 법인영업부장 등을 거치며 탄탄한 업무능력을 쌓아갔다.
특히 98년초 문화홍보부장 시절엔 50여일간 꼬박 오전 6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하며 나라사랑 금모으기 운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은행 안팎에서 업무추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