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대구대에 장애학생을 둔 전국의 부모 300명이 23일 ‘장애 대학생 부모회’를 결성했다.
이태련(李泰蓮·54·대구 수성구 만촌동) 회장은 “가장 답답한 부모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장애 학생들이 보다 좋은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대구대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은 현재 325명. 전국 장애 대학생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서울의 대학에 입학했지만 도저히 다닐 수 없어 이 대학에 입학한 경우도 적지 않다.
“비장애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면 해방감이 들겠지만 장애학생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온갖 어려움을 겪고 대학에 입학하지만 계단오르기부터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요즘은 캠퍼스에도 승용차가 많아져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학생들에겐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대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일하던 중 지체장애 아들을 낳자 교직을 떠나 장애인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들은 현재 이 대학 공대 2학년에 다니고 있다.
“계단만이 사람이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아니에요.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는 이유로 장애인이라고 낙인찍는 것은 폭력입니다.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계단 대신 평평한 길을 만들면 되잖아요.”
장애 대학생 부모들은 ‘날빛’이라는 소식지도 창간했다. 장애 대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라도 쉽게 이동하면서 공부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고민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서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