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두천시의 미2사단 제2보병연대에서 카투사로 복무중인 이강전 병장(25)은 26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두시간에 걸쳐 자신의 골수를 뽑아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 병장의 골수는 이날 다른 병원에 있는 10대 소녀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이 병장의 골수 기증은 지난해 4월 군대 동료의 여자친구가 백혈병에 걸려 골수이식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전우 5명과 골수기증을 자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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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아 골수를 기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골수은행협회 측으로부터 “골수를 기증하면 몸에 해롭다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골수기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는 곧장 협회 측에 유전자 정보를 등록하고 자신의 골수가 필요할 경우 어떤 백혈병 환자에게도 기꺼이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올 1월 한국골수은행협회는 그의 유전자 정보와 95%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를 확인했고 최근 정밀검사를 통해 100% 일치한다는 판정을 내려 26일 골수이식 수술이 이뤄진 것.
이 병장은 “하늘이 내게 축복을 내려 남을 도울 기회를 주신 것 같다”며 “얼굴도 모르는 환자지만 꼭 완쾌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의 이식수술로 부족하다면 다시 이식 수술에 참여하겠다”며 “헌혈로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골수기증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병장의 골수기증에는 아들의 선택에 격려를 보낸 부모도 큰 힘이 됐다.
어머니 최희영씨(54)는 “아들이 골수를 기증하겠다고 했을 때 무척 놀랐지만 처지를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환자와 그 어머니가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진정으로 남을 사랑하는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 6월 제대해 국민대 물리학과 3학년에 복학할 예정인 이 병장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동두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