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앞둔 익명 할머니 전남대에 장학금 전달

  • 입력 2002년 4월 26일 18시 16분


팔순을 앞둔 익명의 할머니(79)가 전남대 개교 50주년(6월 9일)을 앞두고 1억원의 장학금을 내놨다.

26일 전남대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기를 극구 사양한 이 할머니는 최근 전남대 총장실을 방문해 정석종(鄭碩鍾) 총장에게 1억원이 입금된 통장을 전달했다.

이 할머니는 “평생 어렵게 모은 돈을 의미 있게 쓰기 위해 장학금으로 기탁한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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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또 “전남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호남에서 우수한 대학이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많을 것 같아 이 학교를 택했다”고 덧붙였다.

대학 관계자는 “이 할머니가 가족관계나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 등을 밝히기 꺼려 개인 신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기부자 예우 규정에 따라 이 할머니에게 ‘용봉 교우’라는 칭호를 부여하고 이날 전남대 병원에서 무료 종합검진을 받도록 했다.

정 총장은 “할머니의 뜻에 따라 형편이 곤란한 학생들을 선정해 장학금을 줄 계획”이라며 “할머니 사후에는 장례 및 묘소를 관리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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