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선거운동 사진전’ 열려

  • 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02분


불법선거운동 모습을 담은 사진전 ‘부끄러운 선거:그때 그 모습’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광화문갤러리에서 29일 열렸다. 전시회는 다음달 4일까지 계속된다.

사단법인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공동대표 손봉숙·孫鳳淑) 주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투개표 부정, 선거 폭력, 금품 제공 등 갖가지 불법선거 유형을 담은 사진과 시사만화, 만평 등 120여점이 전시됐다.

주최 측은 “지난 50년간 행해진 불법선거운동 모습을 통해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돌아보기 위해 사진전을 마련했다”며 “지방선거와 대선이 실시되는 올해는 특히 유권자들의 깨어있는 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중에는 기표소 안에 3명이 함께 들어가 투표하는 현장, 개표 종사자들이 피아노 치듯이 손가락으로 잉크를 덧찍어 놓은 ‘피아노표’, 투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공개 투표 등 갖가지 투개표 부정 행위를 담은 것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 갑자기 수문을 열어 물바다가 된 한 후보의 연설회장, 테러당한 후보자, 정치깡패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연설회장, 유람선을 타고 선심 관광에 나선 사람들, 돈을 받거나 막걸리와 국수를 얻어먹는 유권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됐다.

유권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고무신, 조미료, 밀가루, 세제 등에서 빵, 핸드백, 시계 등으로 변화된 모습을 담은 사진도 있어 경제성장과 더불어 선거 금품도 고급화되는 추세를 보여줬다.

살짝표, 곰보표, 붓대롱장난 등 개표부정을 비롯해 돈을 살포하는 후보자를 풍자한 당시의 시사 만화, 만평들은 부정선거가 만연했던 사회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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