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20일 오전 11시20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박이관(朴履觀·82·대전 서구 삼천동)옹을 비롯한 노병 10명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직접 훈장을 수여한 김판규(金判圭) 육군참모총장은 비록 의전 절차에 따라 먼저 경례를 받기는 했지만 “선배님들”이라고 부르며 깍듯이 예를 갖췄다. 그리고는 귀빈에게만 실시하는 의장대 사열을 받도록 한 뒤 점심을 같이 하며 전투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당시 1사단 12연대 소속의 하사로 낙동강 방어선인 대구 팔공산 전투에서 백병전까지 벌였던 최응조(崔應祚·73·대전시 서구 갈마동)옹은 훈장을 받아 쥐고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고지 주인이 몇 번이나 뒤바뀌는 치열한 전투였지. 폭음과 총성, 피비린내가 지금도 그대로 느껴지는구먼. 그동안 국가는 훈장을 만들어 놓고 찾고 있었던 모양인데 나는 그 전투 때 입은 어깨 관통상으로 몸이 쑤셔올 때마다 국가에 대한 섭섭함만 키우고 있었지….”
육군은 89년부터 전공(戰功)은 인정되나 연락 두절로 훈장을 주지 못한 6·25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벌여 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도입한 체계적인 전산망 작업으로 소재 파악이 활기를 띰에 따라 올해를 이 사업의 실질적인 원년으로 삼아 이 같은 행사를 가진 것.
육군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무공 유공자는 16만2950명이나 지난달 말까지 훈장을 받은 인원은 40.8%인 6만6922명에 불과하다. 무공훈장을 받으면 보훈대상자로 지정돼 국립묘지 안장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042-550-1629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