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청 신호상씨 “살신성인 기관사 추모비 옮겨주세요”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31분


“살신성인의 기관사를 제대로 추모하자는 제안을 철도청이 수용하지않으니….”

전북 무주군청 신호상(申虎相·53) 정책관리실장은 6·25를 맞을 때마다 당국의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있는 용감했던 한 기관사를 떠올리며 안타까움에 젖는다.

주인공은 1950년 7월 20일 대전이 북한에 함락되면서 적진 속에 홀로 떨어진 당시 미 제24사단장 윌리엄 딘 소장(1899∼1981)의 구출작전에 나섰다 순국한 김재현(金裁鉉·당시 29세) 기관사.

그는 미군 특공대 32명을 열차에 태우고 적의 수중에 들어간 대전으로 돌진하는 작전에 자원했다 특공대원 모두와 함께 장렬히 전사했다. 정작 위험에 빠졌던 딘 소장은 36일간 적진인 대전과 무주 등지로 도피해 다니다 결국 생포돼 종전 후 포로교환으로 돌아왔다.

신 실장은 관내 6·25 기념지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다 딘 소장의 일화를 알게 돼 ‘별은 잠들지 않는다’는 책을 발간했고 이 과정에서 김 기관사의 행적을 알게 됐다.

“김 기관사의 추모비도 방문했죠. 대전 동구 판암동 경부선 철로의 상하행선 사이에 있는데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워요. 비문 내용도 여기저기 틀렸고요. 다만 이 길을 지나는 기관사들만이 경적을 울려 선배의 영령을 달래주고 있었지요.”

그는“대전역광장에‘대전 블루스’ 노래비도조성하는 마당에 추모비를 사람 왕래가 많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철도청에몇차례 민원을 냈지만 허사였다.

철도청 관계자는 “여러 번 검토를 했으나 예산 확보가 좀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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