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대회 우승국인 브라질 국가대표팀이 5월 26일부터 6월 12일까지 18일간 숙소로 사용한 울산현대호텔이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호텔 측은 이들이 투숙했던 1232호실과 1212호실을 각각 ‘호나우두실’과 ‘히바우두실’로 이름 붙인 데 이어 한국 출발 직전 받아놓은 발도장(풋 프린팅)과 대형 브로마이드, 유니폼과 사인볼 등을 방에 전시해 놓았다.
브라질팀이 이 호텔을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곳에 투숙하려는 관광객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 가운데 호나우두실(로열 스위트룸)이 단연 인기.
호텔 측은 하루 투숙료가 40만원인 이 방을 현대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에게만 첫날밤을 보낼 수 있도록 무료로 대여하는 등 특별 관리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 선수들의 숨겨진 이야기도 직원들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이 호텔 사우나에서 구두를 닦는 박은열씨(48)는 호나우두가 사용하던 슬리퍼와 운동용 팬츠를 선물로 받을 정도로 브라질 선수들과 친해 무려 1000여장의 사인을 받아 주위 사람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또 호나우두는 늦잠을 자느라 아침밥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으며 히바우두는 훈련이 끝난 뒤 호텔로 돌아오면 가족 친구들과 통화를 많이 해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않을 정도로 ‘왕 수다쟁이’였다는 게 호텔 직원들의 전언. 카를로스는 저녁 식사 후 호텔 지하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놓지 않는 ‘명가수’였으며, 호나우두는 DDR 게임에 흠뻑 빠졌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호텔 관계자는 “브라질이 우승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이용 문의가 많아 투숙객이 월드컵대회 이전보다 평균 30% 이상 많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