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는 지난 학기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문 글 40여편을 받아 이 가운데 10편을 게재한 A4용지 8쪽짜리 영자신문 ‘HANBIT’(한빛)을 2000여부 발행, 18일 방학과 함께 학생들과 주변 학교 및 기관들에 배포했다.
학교 측은 주제를 정하지 않고 글을 모집했으나 기사 수필 영화평 여행기 동시 그림일기 등 다양한 글이 40여편이나 들어왔다.
대부분의 글이 수준이 높고 내용이 좋아 골라내기 어려웠다는 것이 영자신문 편집을 주도한 이미형(李美衡·28) 영어전담교사의 말.
“동시의 경우 운율까지 정확하게 맞춰 깜짝 놀랐어요. 편집을 위해 미국인 교사에게 원고 교정을 맡겼지만 거의 그대로 돌아와 ‘교정을 봤느냐’고 물어봤을 정도였지요. 교정은 그야말로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원어민들도 잘 틀린다는 관사와 세미콜론(;) 정도만 바로잡는 수준이었어요.”
이들이 이처럼 영어에 뛰어난 이유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 학부모 가운데 45%는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들이며 10%가량은 대학교수들이다. 이 때문에 최소한 1년 이상 외국에서 생활한 학생이 전체 학생 1800여명의 13%인 240여명이며 방학 중 외국 어학연수 경험자도 많다.
하지만 개별적인 노력으로 높은 수준의 영문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머니와 함께 태국에 다녀온 뒤 ‘놀라운 태국(Amazing Thailand)’이라는 기행문을 쓴 이윤석군(12)의 경우 틈틈이 영어일기를 쓰거나 소설 등을 읽는다.
윤동원(尹東遠) 교장은 “학생들이 환경상 영어와 밀접해 있어 영어를 습득한 학생은 잊지 않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외국어 공부에 자극을 받도록 영자신문을 발행했다”며 “앞으로 매년 두 번 이상 영자신문을 발행해 영어 학습 의욕을 북돋우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