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美줄기세포 권위자 전우찾아 방한

  • 입력 2002년 8월 21일 18시 44분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는 미국인 학자가 한국전 참전 당시 함께 근무했던 한국인 전우를 간절히 찾고 있다.

24일부터 5일 동안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혈액학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도널드 올릭 박사(사진은 한국전 당시 모습)는 21일 한국인 전우를 찾고 싶다는 내용의 e메일을 가톨릭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인 오일환(吳一煥) 교수를 통해 본보에 전달했다.

올릭 박사는 “정확히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중대에서는 그를 ‘송 상병(Corporal Song)’으로 불렀고 165∼170㎝의 키에 안경은 쓰지 않았으며 당시 체중이 140파운드(63.5㎏) 정도였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올릭 박사는 한국전이 막바지로 치달을 무렵인 1953년 미 육군 73 탱크 기갑대대 알파 중대에서 탱크 사격수로 참전했다. 그가 탔던 탱크에는 시카고 출신의 레이 캘드웰 상병과 송 상병 등 두 명의 운전병이 있었다는 것.

“송 상병은 약간의 영어를 구사했고 매우 지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전쟁 전에 훌륭한 교육을 받았고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그 때 나이가 나와 비슷해 20∼22세 정도였던 그는 우리 중대 최고의 탱크 운전병이었습니다.”

올릭 박사는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만 여겨졌던 심장근육을 줄기세포로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지난해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세계적인 석학.

그는 동물실험을 통해 심장마비 등으로 심장근육이 제기능을 상실하고 얇아졌더라도 G-CSF라고 불리는 성장촉진 물질을 정맥주사하면 줄기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져 심장근육을 원래대로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현재 미국 NIH 소속 국립인간게놈연구소에서 줄기세포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올릭 박사는 “이름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데다 50년이라는 세월이 있어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옛 전우를 찾게 된다면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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