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년원 6급 공무원 양종국(梁鍾局·39·사진)씨가 주인공. 대학 졸업 후 줄곧 비행 청소년들의 사회 적응에 관심을 가져온 양씨는 96년 아예 소년원으로 직장을 옮겨 이들과 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논문을 준비했다.
그는 전국 17개 지역 872명의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연구한 ‘비행 청소년의 비행 위험요인 및 보호요인과 재비행간의 관계’라는 제목의 논문을 지난달 말 제출해 건국대 교육학과 대학원으로부터 박사학위를 받았다.
양씨는 논문에서 “비행 청소년들이 상습적으로 비행을 저지르는 것은 환경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이 보다는 가족과 교사의 무관심 등 심리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학교 결석이 4회 이상인 청소년은 4회 미만인 청소년보다 상습 비행(3회 이상) 확률이 62% 높았으며 약물 경험이 있는 경우 상습비행 확률이 58%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상습 비행의 가능성은 가족의 관심과 애정이 조사 대상자의 평균 이하일 경우 239%, 교사의 관심과 애정이 평균 이하일 때 18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씨는 박사 학위 취득으로 대학으로 갈 것을 주위 사람들이 많이 권유하지만 비행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껴 계속 소년원에 남아 이들과 함께 생활할 계획이다. “비행 청소년들에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편견 없이 대해준다면 이들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이들에게 필요한 건 사랑과 관심입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