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출퇴근을 하거나 볼일을 보러 다니다 고장난 교통신호기나 파손된 도로 등이 눈에 띄면 그 자리에서 관계 당국에 신고한다.
1992년부터 지금까지 10여년 동안 그가 신고한 건수는 600여건. 이 기록은 김씨가 중복 신고를 피하고 신고 내용의 개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늘 손지갑처럼 갖고 다니는 신고용 노트 두 권에 빼곡히 채워져 있다.
그는 우선 문제점을 발견하면 노트에 ‘2002년 8월 28일 법원사거리 자동차 정지신호 가운데 적색등 작동불능’ ‘2002년 7월 12일 문정초등학교 뒤편 보도블록 파손, 우천시 물이 튈 것이 우려됨’ 등으로 메모한 뒤 관계 당국에 신고한다.
자주 전화를 걸어야 하는 충남지방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전화번호(042-221-5665) 등은 아예 휴대전화에 입력시켜 놓았다.
오랜 기간 단련돼 온 그의 안전감지 능력은 이미 보통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2월 16일에는 출근 도중 도로가 흥건히 물에 젖은 것을 이상히 여겨 상수도 당국에 신고한 결과 대형 상수도관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2000년 10월 18일에는 레미콘 차량이 콘크리트 타설물을 간선 도로에 흘린 것을 신고했다. 이 콘크리트 타설물이 점차 굳어질 경우 대형 야간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계산할 수는 없지만 저의 신고로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낭비를 줄일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뿌듯해져요.”
그는 “모든 국민이 각자 안전의식을 갖고 신고해 준다면 우리나라가 ‘사고 공화국’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