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김기영차장 “스님 되겠다” 명퇴신청

  • 입력 2002년 10월 2일 18시 43분


서울경찰청 차장 김기영(金奇榮·54·사진)치안감이 2일 ‘불교에 귀의하겠다’며 명예퇴직을 신청해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12시10분경 인사과에 명예퇴직 신청서를 제출한 뒤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개인 사물을 정리해 청사를 나가 귀가했다. 스님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김 차장은 평소 “은퇴한 뒤 아버님처럼 불교에 귀의하고 싶다”고 말해왔으며 며칠전부터 인사과에 명예퇴직 신청 절차를 문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 간부는 “김 차장의 아버님이 돌아가시며 자신이 운영하던 절을 김 차장에게 물려줬는데 김 차장이 경찰 근무 때문에 이 절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 준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 김해출신으로 부산 동래고를 졸업한 김 차장은 해병대에서 군복무를 했으며 대학을 졸업한 뒤 간부후보생 23기로 경찰에 입문해 서울 강동서장과 경남경찰청 차장, 서울경찰청 기동단장 등을 역임한 뒤 올해 초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차장으로 근무해왔다.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주일 안에 명예퇴직이 결정되면 김 치안감은 치안정감으로 1계급 승진과 함께 퇴직하게 된다.

한편 김 차장의 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김 치안감의 명예퇴직을 강력하게 만류한 것으로 알려져 명예퇴직을 놓고 가족들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경찰관계자들은 “(김 차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에)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그 분의 뜻을 순수한 의미에서 받아 들여달라”고 주문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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