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단체서 상근 미혼여성 공인노무사 탄생

  • 입력 2002년 10월 7일 18시 51분


현직 공인노무사로는 처음으로 미혼 여성 노무사가 외국인노동자단체에서 상근하면서 외국인들을 돕고 있다. 공인노무사 박선희(朴善熙·27·사진)씨는 8월부터 서울 종로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상담실장으로 일하고 있다.박 실장은 지난해 공인노무사시험에 합격한 뒤 올해 3월부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자원봉사를 하면서 외국인노동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처음부터 상근할 생각은 없었지만 경험을 쌓겠다는 판단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을 해본 결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주로부터 폭행이나 학대를 당하는 일은 별로 발견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 불법 체류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박 실장은 상근한 뒤로 허리디스크를 앓던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입증해 혜택을 받도록 했고 일부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불임금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때문에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측은 앞으로 박 실장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목포대 경영학과 출신인 박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도울 수 있는 분야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뿐이어서 활동에 한계를 느낀다”며 “1∼2년 뒤 상담실장을 그만두더라도 자원봉사형태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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