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뉴올리언스주 빈민들을 위해 일하기 시작한 그는 82년 패트릭 소니어라는 사형수와 편지를 주고받은 것을 계기로 사형제도 폐지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소니어와의 만남을 담은 그의 책 ‘데드 맨 워킹:미국 사형제도에 대한 목격담’은 93년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96년 영화로 제작됐다.
“사형장으로 향하는 죄수들을 볼 때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문을 연 헬렌 수녀는 “사형을 집행하기보다는 최악의 경우 감형이 없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등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살아 있다는 것은 희망을 의미하지만 죽음은 곧 절망이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형수들은 감옥에 있더라도 살아 있는 쪽을 원했다”고 말했다.
헬렌 수녀는 사형제도 폐지뿐 아니라 범죄 희생자의 가족을 위로하고 그들의 용서를 구하는 운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헬렌 수녀는 “희생자 가족은 사형수가 처형된다고 해서 위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희생자의 빈자리를 보고 고통을 느끼는 가족들이 스스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헬렌 수녀는 “사형제도란 범죄의 원인을 따져야 하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간단하게 풀어가려는 정치적 해결책에 불과하다”며 “이미 세계 105개 국가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됐다는 것은 사형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렌 수녀는 2일 서울 명동성당과 3일 대구 김대건기념관에서 강연을 갖는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