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조형예술대학 조덕현(曺德鉉) 교수의 ‘기초회화’ 수업을 듣는 미술학부와 공예학부생 26명이 지난달 27일부터 그리기 시작한 벽화가 완성을 눈앞에 둔 것.
벽화는 8월 대신초등교 문수일(文秀一·58) 교장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언덕의 옹벽 위에 세워진 길이 30여m의 담장이 너무 낡고 흉물스러웠던 것. 문득 벽화 아이디어가 떠오른 문 교장은 이를 학교 자모회에 알렸고 자모회 회원인 이화여대 물리학과 이공주복(李恭珠馥·여) 교수가 조 교수에게 그 뜻을 전했다.
조 교수는 9월 초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의향을 물었고 학생들은 흔쾌히 수락했다. 학생들은 교육적인 면을 고려해 그림의 주제를 세계의 민속춤으로 정했다.
먼저 캔버스에 30여개국의 민속춤을 그려 대신초등교 학생들에게 보여준 뒤 마음에 드는 그림 15장을 정하도록 했다.
그렇게 선정된 그림을 벽에 그리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5∼6m 높이의 작업대 위에서 섭씨 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와 싸우며 오후 9시까지 작업을 계속했다.
그리고 엿새가 지난 1일, 담장에는 긴 손톱을 요리조리 움직이는 스리랑카 무희들, 긴 막대를 땅에 두드리는 호주 원주민 등이 춤추고 있었다.
유민영씨(20·미술학부 1년)는 “솔직히 힘들었지만 어린 학생들이 보고 즐거워할 것을 생각하면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대신초등교는 2일 벽화 제막식을 갖고 이화여대생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