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전처 성혜림 5월 러시아서 사망확인

  • 입력 2002년 11월 7일 17시 53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成蕙琳·사진)씨가 5월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65세로 사망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모스크바의 한 외교소식통은 “성씨가 사망 당일 위독한 상태로 크렘린 중앙병원으로 실려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평소 심한 신경쇠약과 우울증, 신경성 질환 등을 앓아온 성씨는 같은달 12∼15일에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씨의 시신은 사망 직후 북한측에서 인수한 후 행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측은 부검도 거부하고 진료기록 등 관련 자료도 대부분 파기했으며 성씨는 병원 치료 과정에서 본명 대신 러시아식 이름과 가명을 썼다. 크렘린 중앙병원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등 러시아 정부 요인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성씨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신병치료차 모스크바에서 거주했으나 1996년 1월 언니 성혜랑씨가 서방으로 망명한 후 행방을 감췄다. 모스크바의 한 소식통은 “언니의 망명으로 성씨가 사실상 연금상태에 놓이고 서방으로의 여행도 제한받는 등 입장이 난처해졌으며 이때부터 병세도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성씨와 김 위원장 사이에 태어난 장남 김정남(金正男·31)씨가 그동안 모스크바에 자주 들른 것은 성씨의 병세 악화 및 사망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5월 모스크바의 한 호텔 가라오케에서 만취한 채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씨는 같은 달 22일 가족과 함께 러시아 아에로플로트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떠났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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