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 인사…"무원칙 인사" 비난

  • 입력 2002년 11월 15일 18시 12분


15일 단행된 검찰 간부 인사의 특징은 ‘피의자 폭행 사망 사건’에 대한 강한 문책과 ‘이용호 게이트’ 부실 수사 책임을 지고 좌천됐던 유창종(柳昌宗) 전 대검 중수부장의 서울지검장 입성으로 요약된다.

법무부가 김진환(金振煥·사시 14회) 서울지검장에게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보낸 대구고검 차장은 보통 초임 검사장이 맡는 자리. 서울고검을 비롯해 나머지 고검 차장은 모두 사시 17, 18회다. 따라서 검찰 내부에서는 “김 검사장에게 사표를 내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김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정도로 보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법무부 수뇌부와 권력 핵심의 최종 협의과정에서 ‘강력 문책론’이 우세해 그같이 정리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 법무부 법무실장의 서울지검장 기용. 대검 중수부장 시절 3차례나 재수사를 벌인 ‘이용호 게이트’의 2번째 수사를 벌였던 유 검사장은 부실 수사의 책임을 지고 올 2월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됐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복귀한 유 검사장은 이번에는 ‘검찰의 꽃’인 서울지검장 자리에 입성한 것.

유 검사장의 서울지검장 기용에 대해서는 “억울하게 좌천된 데 따른 당연한 복귀”라는 주장과 “문책한 지 1년도 안 돼 복귀시킨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는 주장이 맞서 있다.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듯 ‘이용호 게이트’는 신승남(愼承男) 당시 검찰총장이 진두지휘한 사건으로 검찰 내부에는 신 전 총장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9개월 전 부실 수사의 책임을 지고 한직으로 밀려났던 유 검사장이 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에 이어 다시 요직을 차지한 것에 대해 ‘무원칙한 인사’라는 비판 여론도 검찰 내부에 분명히 있다. 충청 인맥이 급부상한 것도 특징 중 하나. 유 검사장은 김 총장의 대전고 2년 후배이며, 명노승(明魯昇) 법무차관 역시 충남 서천이 연고지이다.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명노승 법무차관 프로필▼

합리적이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 묵묵히 맡은 일을 처리하며 지내오다보니 일부에서는 ‘무색무취하다’ 또는 ‘특징이 없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그동안 맡았던 보직과 업무 처리도 튀는 법 없이 두루 순탄했다. 대검 기획과장 시절 손으로 적던 ‘수기 사건부’를 없애고 전산화 작업에 앞장서기도 했다.

△서울(56) △경기고 서울대 법대 △사시 13회 △법무부 법무과장 △울산지검장 △법무부 법무실장 △부산지검장 △대전고검장

▼유창종 서울지검장 프로필▼

온화한 성품으로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대검 초대 마약과장을 맡았으며 서울지검 강력부장 때 슬롯머신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대검 중수부장 재직시 ‘이용호게이트’ 부실 수사로 한직으로 밀려났다. 오래된 기와를 많이 수집해 ‘와당(瓦當)선생’으로 통했으며 이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음악 시조 그림에 대해서도 정통하다는 평.

△충남 논산(57) △대전고 서울대 법대 △사시 14회 △서산지청장 △서울지검 강력부장 △서울지검 북부지청장 △대검 중수부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법무부 법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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