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본 육상자위대 소속 군인으로 김판규(金判圭·대장) 한국 육군참모총장의 감사장을 전달받은 야마토 다카오(大和孝雄·53·사진) 소위는 병영에서 32년을 보낸 군인답지 않게 수줍어했다.
도쿄 메구로(目黑)구 육상자위대 간부학교의 교육부에 근무 중인 그는 각국 유학생 지원 업무를 해오면서 특히 한국인 유학생을 형제처럼 성심 성의껏 도와준 공로로 감사장을 최초로 받았다. 1970년 하사관으로 입대한 그는 뛰어난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초 소위로 특진했다. 하사관이 장교로 승진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주일 한국대사관의 군 관계자는 “1990년 한일간 군 교류가 시작된 이래 서울의 주한 일본대사관 근무자에게 의례적으로 수여하는 훈장 표창을 빼고는 한국군이 자위대 소속 군인에게 감사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는 한국의 각 군에서 파견된 유학생들과 대사관의 군 관계자, 일본 거주 한국인 친구들이 그를 위해 조촐한 축하모임도 마련해 주었다. 그는 내년 8월 퇴역한다. 그가 퇴역하기 전에 귀국해야 하는 유학생들과 미리 석별의 정을 나눈 것.
야마토 소위는 “인간적인 한국 유학생들을 만나면 언제나 기분이 좋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예편 뒤에도 한국 관련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을 여행한 그는 한국 음식은 뭐든 좋아하고 노래도 트로트부터 최신곡까지 능숙하게 부르며, 독학으로 배운 한국어도 수준급인 한국 팬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