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전문회사 ‘여행춘추’의 정동창(鄭東昌·41) 사장은 이런 마라톤 붐을 선도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자칭 ‘마라톤 전도사’인 그는 요즘도 아침저녁으로 틈만 나면 달린다. 지금까지 풀코스만 29번 완주했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98년 국내 처음으로 ‘마라톤 투어’를 상품화했다. 마라톤 마니아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 유명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신청부터 귀국까지 관리해 주는 일을 해왔다. 뉴욕 보스턴 런던 로테르담 베를린 도쿄…. 올해만 전 세계 10개국 24개 대회에 800여명을 내보내는 등 지금까지 수천명의 동호인을 해외대회에 참가시켰다. 해외 마라톤 마니아들을 동아마라톤 등 국내 대회 투어에 참가시키는 일에도 물론 힘써왔다.
“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문화입니다.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진정으로 즐기는 자세가 중요하지요.”
물론 그의 본업은 어디까지나 여행업이다. 87년부터 이 사업을 해온 그가 마라톤에 빠지게 된 것은 97년 말. 사업 확장에 힘쓰다 보니 술과 담배에 찌들어 100m도 제대로 못 뛰는 자신을 발견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후 ‘98동아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완주한 뒤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았다. ‘담배 끊기보다 어렵다’는 골프도 그만두고 마라톤에만 매진했다.
‘98베이징마라톤’에 참가하면서 해외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수만명이 하나 되어 즐기는 모습이 너무도 감동적이었다. “마라톤이 자기 자신을 찾음과 동시에 함께 달리는 동호인들과 하나 돼 어우러지며 즐기는 문화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는 곧장 해외 마라톤투어 상품을 만들었다. 현재 마라톤투어가 그의 전체 사업매출의 10%밖에 안 되지만 앞으로 3년 안에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요즘 그의 꿈은 아예 마라톤 감독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올 7월 대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마라톤 심판 자격증까지 땄다. 최근엔 세계적인 마라톤 전문 잡지 ‘러너스월드’의 편집장 앰비 버풋이 쓴 ‘이것이 진짜 마라톤이다’(The Complete Book of Running)를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수익금은 모두 불우한 엘리트 선수들을 위해 쓰도록 기증했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밝아오는 새해에도 달리고 또 달릴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