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전시회’라는 특이한 행사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8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영험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소지품’을 뜻하는 부적을 ‘걸개그림’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은 인사동의 유명 무속인인 ‘돌할머니’(본명 김백순·金白順·50). 점괘를 봐줄 때 돌을 사용한 데서 ‘돌할머니’란 별명이 붙었다.
“강복을 기원하고 심리적 위안을 준다는 측면에서 보면 부적은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하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배척당하거나 ‘미신’이라고 해석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김씨가 부적을 그림으로 재구성한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적을 넓은 의미의 ‘엔터테인먼트’로 인정하지 않고 미신적 시각으로만 해석하려 했기 때문.
그는 또 “미국 일본의 관광객들은 부적을 부담없이 인테리어나 벽장식에 사용하길 원해 자연스럽게 회화작품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부적에는 컴퓨터그래픽을 연상케하는 어지러운 색동무늬에 청적황흑백(靑赤黃黑白)을 뜻하는 오방색(五方色)문양들이 눈에 많이 띈다. 김씨는 “불로장생, 행운, 건강을 기원하며 액운을 떨쳐내자는 주술적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도 예술과 무속의 결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행사를 감수한 국립민속박물관 양종승(梁鐘承) 학예연구관은 “무속의 복식, 장신구, 현란한 색조 등은 현대회화의 독특한 한 장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며, 특히 부적그림은 중국의 ‘행운의 과자’처럼 발전하기에 따라 세계인들에게도 매력적인 물체로 다가설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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