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朴尙勳·사시 26회) 전주지법 정읍지원장은 19일 ‘대법관 선임에 대한 의견’이란 글에서 “국민에 의해 선출될 기회가 없는 사법부는 그 구성원뿐 아니라 변호사회나 검찰, 시민단체 등 사법부 내외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 대법관을 선임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박 지원장은 또 “보수적 성향을 띤 현재의 대법원에는 ‘진보적 인물’이 긴급하게 수혈돼야 하며 현실적으로 시기상조이지만 여성 대법관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법관 후보자 자격을 법관 경력 20년 이상으로 하는 등 기수와 연령을 과감히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6일 서울지법 문흥수(文興洙·사시 21회) 부장판사는 ‘다시 한번 사법개혁을 촉구한다’는 글에서 “대법관 선임의 이유와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고, 18일에는 부산지법 문형배(文炯培·사시 28회) 판사가 ‘사법 개혁 논의에 즈음하여’라는 글에서 “진보적 성향의 대법관이 보수적 성향의 대법관과 함께 최고법원을 구성해 사회의 보편타당한 가치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정진경(鄭鎭京·사시 27회) 서울지법 판사 역시 ‘최근의 대법관 추천과 관련한 논의에 부쳐’라는 글에서 “대법관 추천시 중립적인 인물로 구성된 비공개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한기택(韓騎澤·사시 23회)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이용구(李容九·사시 33회)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 등도 대법관 인사 제도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게재했다.
한편 다음달 18일 퇴임하는 송 대법관의 후임자로는 사법시험 10, 11회 3, 4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시 10회에는 고현철(高鉉哲) 서울지법원장, 홍일표(洪日杓) 특허법원장, 신정치(申正治) 대전고법원장, 이상경(李相京) 부산고법원장, 이근웅(李根雄) 서울행정법원장 등 5명이, 11회에는 김용담(金龍潭) 법원행정처 차장, 김동건(金東建) 수원지법원장, 강완구(姜完求) 서울가정법원장, 황인행(黃仁行) 인천지법원장 등 4명이 있다.
여성 법관의 경우 서울고법 특별7부의 이영애(李玲愛) 부장판사가 사시 13회로 대법관 후보에 가장 접근해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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