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외교통일분과 간사 윤영관에 외교가 시선집중

  • 입력 2003년 1월 24일 19시 07분


요즘 서울 외교가의 화제 인물은 대통령직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의 윤영관(尹永寬·52·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간사다.

특히 정부 당국자들의 그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진보적 소장 학자가 많은 노무현(盧武鉉) 당선자 외교안보팀에서 윤 간사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한 당국자는 “윤 간사는 합리적이고 균형 감각이 있는 학자”라며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그를 안정감 있고, 실력 있는 국제정치경제학자로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가 노 당선자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데는 몸에 밴 성실함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강의→저녁 식사→가벼운 산책→밤 10시반까지 연구’하는 생활을 계속해 제자들로부터 ‘서울대의 칸트’로 불리기도 했다.

90년대 초반 소속과의 학생 대표가 “반정부 시위를 위한 동맹휴업 기간과 시험 날짜가 겹치니 조정해달라”고 요청하자, 윤 교수가 “동맹휴업 때문에 다른 과목이 휴강하면, 오히려 내 과목을 공부할 시간은 더 늘어나지 않느냐”며 거절한 것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한나라당이 최근 이런 그를 겨냥해 “인수위에 주사파(主思派)가 있다”고 비판한 것은 난센스라고 그의 지인들은 말한다. 윤 간사는 지난해 4월 신문 기고를 통해 노 당선자의 외교정책을 평가하면서 “좀더 수평적인 민주외교로 반미감정을 다스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더욱 보수화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와 어떻게 실질적 공조체제를 마련해 북한문제를 풀어나갈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