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2층 회의실에서 열린 ‘2003년 한국 작은키 모임(LPK)’에 참석한 입양아 출신의 케이티 엘리(23·한국명 신경희)는 모국의 왜소증 환자들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신도 왜소증 환자인 엘리씨는 1988년 8세 때 왜소증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미국에 입양됐다가 15년 만에 처음 모국을 방문했다. 함께 참석한 미국인 어머니 메리 베스 엘리(57) 역시 왜소증을 앓고 있다.
엘리씨는 입양 후 갖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었지만 미국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미국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현재 텍사스 주립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이다.
그는 “트럼펫을 연주해 음악콩쿠르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 남자친구도 있다”며 “여러분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스스로를 인정할 때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전공으로 법학을 전공하고 있는 엘리씨는 “변호사가 돼 왜소증 환자처럼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2000년 12월 창설된 ‘한국 작은키 모임’ 회원과 가족, 후원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모임 후원회장인 아주대 김현주 교수(유전학 클리닉)는 “왜소증 사람들은 선천적인 원인으로 키 145cm를 넘지 못하고 불균형적인 외모를 갖고 있지만 지능과 정신은 일반인과 같다”며 “하루빨리 사회적 편견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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